오베르-쉬르-우아즈의 오두막집

Cottages at Auvers-sur-Oise

빈센트 반 고흐는 1890년 생 레미(Saint Rémy) 정신병원을 떠나, 죽기 전 두 달 남짓 되는 기간 동안 오베르쉬르우아즈 지방에 머물면서 80여 점에 이르는 그림을 그렸다. 이 짧은 시기에 그는 자신의 삶에 있어서도 중대한 전환점에 이르렀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실제로 이 시기의 반 고흐의 작품 양식은 변화와 정화의 국면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당시 그곳에서 반 고흐를 보살폈던 정신과 의사 가셰(Paul Gachet)박사의 영향이라 할 수 있다. 가셰 박사는 정신과 전문의였을 뿐만 아니라 인상주의 화가들과 친분이 있었고, 미술품 수집가이기도 했는데, 반 고흐는 그의 집에서 박사가 소장하고 있는 여러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을 접하게 되면서 새로운 양식의 영향을 받았던 것이다. 특히 이 시기에 반 고흐의 풍경화에 영향을 주었던 작가는 19세기 말 풍경화 발전에 원동력이 되었던 폴 세잔이었다.

파리 근교 시골 풍경의 “단순한 아름다움”과 가셰 박사의 애정 어린 평가, 그리고 몇 주 동안만이지만 건강의 회복과 함께 찾아온 컨디션의 호조 등, 이 모든 것이 반 고흐로 하여금 평온하게 많은 그림을 그릴 수 있게끔 했다. 평온한 오베르쉬르우아즈의 작는 오두막집들을 묘사한 이 작품 속에서 그의 붓 터치는 격렬하지만, 전체적인 작품의 분위기만큼은 당시 반 고흐의 평온했던 정신 상태를 잘 반영하고 있다. 반 고흐는 동생 테오(Theo)에게 “한 달만 파리를 떠나 퓌비 드 샤반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평안함이 있는 이곳으로 오라.""고 청하기도 했다. 이는 그가 말년에 퓌비 드 샤반의 작품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음을 알 수 있는 대목으로, 작품에 몽상적 효과를 주는 평평한 색채가 바로 퓌비 드 샤반의 화풍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평가된다.

빈센트 반 고흐

빈센트 빌럼 반 고흐 (1853년 3월 30일 ~ 1890년 7월 29일)는 네덜란드 화가로 일반적으로 서양 미술사상 가장 위대한 화가 중 한 사람으로 여겨진다. 그는 그의 작품 전부(900여 점의 그림들과 1100여 점의 습작들)를 정신질환(측두엽 기능장애로 추측됨)을 앓고 자살을 감행하기 전의 단지 10년 동안에 만들어냈다. 그는 생존기간 동안 거의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사후에 비로소 알려졌는데, 특히 1901년 3월 17일 (그가 죽은 지 11년 후) 파리에서 71점의 반 고흐의 그림을 전시한 이후 그의 명성은 급속도로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