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란

[ 의미 있는 시간으로서의 존재 ]
나에게 있어서 작업은 나에게 주어진 시간의 의미 있는 한 페이지이며 현대인의 삶의 일상적인 반복에서 떨어져 나와 내 인생에게 주는 희망의 한줄기 빛이다. 작업을 하는 동안의 시간은 내가 원하는 것을 찾아 가는 즐거운 여행이며, 내 삶의 새로운 의미가 되어 더 이상 흔들리지 않는 내 인생의 척추로 자리하고 있다.
그림을 보며 잠시 인생의 희망과 빛을 볼 수 있다면, 억눌린 삶에 위로를 받을 수 있다면, 잠시 살다 소멸되어지지만 그 삶이 의미 있는 시간으로 존재 할 수 있다면 하는 바람이 담겨 있다.
작업의 방법은 캔버스에 마대 천과 , 모델링 페이스트, 은박지를 이용하여 거친 마띠에르를 형성한다. 화면은 다듬어 지지 않는 투박한 질료와 강하고 차가운 금속성의 느낌을 그대로 나타내게 되는데 이것은 결코 순탄하지 않는 삶의 질곡과 깊이를 물성을 통해 추상적으로 표현하고자 한 것이다. 또한 점, 선, 면과 같은 조형언어와 단순화한 색채를 통해 빛과 희망이 또한 우리 주위를 동시에 맴돌고 있음을 나타낸 것이다.
작업을 진행하며 많은 느낌이 화면 속에서 탄생하고 소멸된다. 나는 이것을 즐긴다. 내 앞에 놓인 보다 다양한 작업 방법과 재료들이, 또 내가 만든 작업 세계에서 조형질서가 나만의 개성 있는 회화적 특징으로 자리 잡아 창작의 기쁨을 누리는 예술가로의 특권을 만끽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