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를의 무도회장

la salle de danse à Arles

2001~2002년 시카고와 암스테르담에서 반 고흐와 고갱을 주제로 한 전시회를 준비하던 더글러스 드뤽과 피터 코트 지거스는 1888년 10월 23일부터 12월 25일까지 폴 고갱과 빈센트 반 고흐가 아를르에서 함께 지내던 시절의 이야기와 그들의 작품을 일자별로 재현하였다. 그들은 고갱과 반 고흐가 함께 지내며 서로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했던 아를 초기 시절에 대해 매우 상세하게 기술했다. 또한 그들의 비극적인 이별과 반 고흐가 오랫동안 갈망했던 ‘남프랑스 아틀리에’ 프로젝트가 실패로 돌아간 것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고갱은 라마르틴 광장과 몽마주르 길 모퉁이에 있는 노란 집 2층의 고흐의 방 옆방에 거처하며 하루 종일 함께 작업했다.

하지만 독립적인 성향이 강했던 고갱은 반 고흐의 옹골찬 고집에 언짢아했고, 그들은 끊임없이 충돌했다. 반 고흐는 12월 중순에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고 고갱에게 다시금 함께 작업할 것을 부탁했다. 잠시 소강 상태에 접어든 충돌 속에서 공동 작업도 활기를 되찾았다. 그들은 공동 작업을 재개하면서 며칠 사이 두 점의 걸작을 완성했다. 반 고흐의 《아를의 무도회장》과 고갱의 《아를의 늙은 여인들》이 바로 그것이다. 이번 전시에 소개된 《아를의 무도회장》은12월 초에 완성한 《아를의 원형경기장》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데, 데 리스 대로의 폴리 아를레지엔 극장에서 열린 축제의 밤을 묘사했다. 반 고흐는 고갱이 퐁타방에서 시도했던 종합주의와 구획주의 기법을 이 작품에 적용함으로써 고갱과의 화해의 의지를 분명히 보여 주었다.

반 고흐는 각양각색의 의상을 입고 서로 촘촘하게 뒤얽혀 있는 군중의 모습을 표현함으로써 사람들이 우글거리는 포화 상태의 느낌을 아주 능숙하게 표현해 냈다. 작품 속에서 유일하게 관객 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는 화면 오른쪽 여인의 모습에서는 폐쇄 공포증을 겪고 있는 여인의 심리 상태가 잘 드러나 있다.

빈센트 반 고흐

빈센트 빌럼 반 고흐 (1853년 3월 30일 ~ 1890년 7월 29일)는 네덜란드 화가로 일반적으로 서양 미술사상 가장 위대한 화가 중 한 사람으로 여겨진다. 그는 그의 작품 전부(900여 점의 그림들과 1100여 점의 습작들)를 정신질환(측두엽 기능장애로 추측됨)을 앓고 자살을 감행하기 전의 단지 10년 동안에 만들어냈다. 그는 생존기간 동안 거의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사후에 비로소 알려졌는데, 특히 1901년 3월 17일 (그가 죽은 지 11년 후) 파리에서 71점의 반 고흐의 그림을 전시한 이후 그의 명성은 급속도로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