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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Untitled
에비 에스(Evie S.)의 사진 작품 「무제(Untitled)」는 하얀 화면 한가운데 놓인 작은 원 하나로 시선을 모으는 흑백 꽃 사진입니다. 작가는 스스로를 예술과 자연을 사랑하고 진실에 귀 기울이는 사람이라 소개하며, 아름다움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그 대상을 짚어 내는 일을 작업의 중심에 둡니다. 이 작품에서 작가가 짚어 낸 대상은 얇게 마른 꽃잎과 가는 줄기입니다.
투명하게 빛나는 둥근 면 안에 네 갈래로 갈라진 꽃잎 두 송이와 봉오리 하나, 잔가지가 비스듬히 놓여 있습니다. 꽃잎은 빛을 받아 잎맥이 그물처럼 비쳐 보이고, 원 아래쪽으로는 데이지를 닮은 하얀 꽃 몇 송이가 초점 밖에서 흐릿하게 번집니다. 선명한 원과 흐린 배경이 겹치며 압화를 들여다보는 듯한 섬세한 깊이가 생기고, 색을 덜어 낸 흑백 덕분에 꽃잎의 결과 투명함이 더 또렷하게 다가옵니다.
여백이 넓고 톤이 밝아 작은 벽에서도 답답하지 않게 자리 잡는 작품입니다. 조용히 하루를 마무리하는 침실 머리맡이나 책상 위 벽에 걸어 두면 집중을 흐트러뜨리지 않으면서 은은한 쉼표가 되어 주고, 흰 벽과 밝은 원목 가구가 있는 현관에 두면 들고 나는 길에 담백한 인상을 남깁니다. 흑백이라 어떤 색의 공간과도 무리 없이 어울립니다.
작가노트
예술과 자연을 사람하는 사람. 진실의 탐욕스러운 청취자. 아름다움을 창조하고 그 과정에서 미의 대상을 지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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