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액자 고르는 법: 매트·유리·프레임, 무엇부터 정할까

그림 액자 고르는 법: 매트·유리·프레임, 무엇부터 정할까

빌헬름 하메르스회, 〈피아노 앞의 여인이 있는 실내, 스트란가데 30〉(1901). 화가가 살던 코펜하겐 집의 고요한 방을 그렸다.

그림을 사고 나면 곧바로 부딪히는 질문이 있다. 액자는 어떤 걸로 해야 할까. 액자는 그림의 옷이면서 동시에 그림을 지키는 보호막이다. 같은 판화라도 매트 폭과 프레임 색에 따라 인상이 크게 달라지고, 유리와 뒷판을 잘못 고르면 몇 년 뒤 종이가 누렇게 변하기도 한다. 미국 의회도서관의 보존 지침과 미술 유통·액자 업계의 안내를 함께 살펴, 집에서 그림을 거는 사람이 알아 두면 좋은 순서를 정리했다. 요점은 간단하다. 먼저 그림을 지키고, 그다음에 그림을 돋보이게 하고, 마지막에 방과 어울리게 한다.

액자는 네 겹으로 이루어진다

액자를 앞에서부터 차례로 뜯어 보면 보통 네 겹이다. 맨 앞의 유리(또는 아크릴), 그림 둘레를 감싸는 두꺼운 종이 테두리인 매트, 그림 자체, 그리고 맨 뒤의 뒷판이다. 이것을 나무나 금속 틀인 프레임이 붙잡고 있다. 우리가 액자를 고른다고 할 때 흔히 프레임 색과 모양만 떠올리지만, 그림의 수명을 좌우하는 것은 오히려 눈에 덜 띄는 매트와 유리, 뒷판 쪽이다.

영국의 온라인 미술 판매처 라이즈 아트는 매트만 좋은 것을 쓴다면 프레임 재질은 작품 수명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으니 프레임은 취향과 예산대로 골라도 된다고 안내한다. 그러니 순서를 이렇게 잡으면 헷갈리지 않는다. 첫째, 그림이 종이인지 캔버스인지 확인한다. 둘째, 종이라면 매트와 유리를 정한다. 셋째, 마지막으로 프레임의 색과 두께를 고른다.

종이 그림은 매트부터: 폭은 짧은 변의 3분의 1

판화, 드로잉, 수채화, 사진처럼 종이에 된 작품은 매트가 거의 필수다. 매트는 그림과 유리 사이에 틈을 만들어 준다. 그림이 유리에 직접 닿으면 온도 차로 생긴 습기가 종이에 스며들거나, 물감과 잉크가 유리에 달라붙을 수 있다. 미국 의회도서관 보존 지침도 작품이 유리에 닿지 않도록 충분히 두꺼운 매트를 쓰거나 가장자리에 간격재를 넣으라고 권한다.

재질도 중요하다. 산성이 있는 일반 종이 매트는 시간이 지나며 그림 가장자리에 갈색 줄을 남기는데, 이를 매트 번(mat burn)이라고 부른다. 의회도서관은 면 100% 보드(코튼 래그)나 리그닌을 뺀 펄프 보드로, 중성 또는 약알칼리성이며 4겹(4-ply) 이상 두께인 것을 권한다. 소중한 원화나 한정판 판화라면 액자점에서 '무산성(산이 없는) 매트'와 '보존용 보드'인지 꼭 물어보자. 액자와 함께 미리 잘라 파는 매트는 이런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폭은 어떻게 정할까. 미국 액자 업체 커스텀픽처프레임스가 소개하는 흔한 출발점은 '그림 짧은 변의 3분의 1 이상'이다. 예를 들어 20×25cm 판화라면 짧은 변 20cm의 3분의 1인 약 7cm가 기본 매트 폭이 된다. 매트가 너무 좁으면 그림이 답답해 보이고, 지나치게 넓으면 그림이 작아 보인다.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아래쪽 여백을 위와 양옆보다 1.3~2.5cm쯤 더 넓게 잡기도 한다. 위아래가 똑같으면 오히려 그림이 아래로 처져 보이는 착시를 바로잡는 방법인데, 가로로 긴 그림에서 효과가 크고 요즘 현대적인 액자는 네 변을 같게 하는 경우도 많다.

유리는 반사와 자외선을 함께 본다

유리는 크게 세 종류로 나눌 수 있다. 가장 싼 일반 판유리는 반사가 심하고 자외선을 거의 막지 못한다. 보존용 유리는 자외선을 약 99% 막는다. 뮤지엄 글라스라 부르는 저반사 유리는 자외선 차단에 반사까지 줄여 마치 유리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가장 비싸다. 아크릴은 가볍고 깨지지 않아 큰 액자나 아이 방에 알맞다. 라이즈 아트의 안내다.

파스텔이나 목탄처럼 가루가 날리기 쉬운 재료라면 주의할 점이 하나 더 있다. 의회도서관은 이런 작품에는 정전기 방지 처리가 된 아크릴을 쓰라고 권한다. 일반 아크릴은 정전기로 가루를 끌어당길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자외선 차단 유리가 만능은 아니다. 의회도서관 지침을 옮긴 자료들은 자외선 차단 유리가 자외선 피해는 줄이지만 눈에 보이는 빛에 의한 바램까지 막지는 못한다고 짚는다. 좋은 유리를 썼더라도 햇빛이 직접 드는 벽은 피하고, 아끼는 작품은 계절마다 다른 그림과 바꿔 거는 것이 좋다.

캔버스 유화와 아크릴화는 유리 없이

캔버스에 그린 유화와 아크릴화는 보통 유리를 씌우지 않는다. 표면이 종이보다 튼튼하고 공기가 통하는 편이 낫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방식은 캔버스와 프레임 사이에 살짝 틈을 두어 그림이 틀 안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플로터 프레임(국내에서는 흔히 '띄움 액자'라고 부른다)이다. 어포더블 아트 페어의 액자 안내도 캔버스 유화에는 이 방식을 권한다.

액자 없이 캔버스를 그대로 거는 것도 요즘 많이 보이는 방법이다. 깔끔하고 현대적이지만, 캔버스 옆면이 그대로 드러나 손때나 먼지, 모서리 손상에 약하다. 오래 둘 그림이라면 얇은 띄움 액자 하나만 둘러도 보호 효과가 꽤 크다.

프레임 색과 두께: 그림이 먼저, 방은 그다음

어포더블 아트 페어는 프레임 색을 대략 이렇게 나눈다. 오크나 애시 같은 자연 원목은 모던하거나 소박한 집에, 검정과 흰색은 단정하고 미니멀해 여러 점을 모아 거는 갤러리 월에, 금색과 은색은 고전적인 그림에 잘 어울린다. 색이 있는 프레임을 쓰고 싶다면 그림의 주된 색이 아니라 배경이나 작은 부분에 쓰인 색을 골라 맞추라는 조언이 눈여겨볼 만하다. 주된 색을 그대로 따라가면 프레임이 그림과 경쟁하게 된다.

두께는 그림 크기와 성격을 따른다. 흑백 사진에는 가늘고 검은 프레임이, 큰 유화에는 묵직한 나무 프레임이 어울린다는 것이 라이즈 아트의 예시다. 매트를 넣는 경우에는 프레임을 매트 폭보다 가늘게 하는 편이 비율이 자연스럽다. 가는 프레임은 세련되고, 두꺼운 프레임은 존재감이 강하다.

방과의 조화는 그다음이다. 벽 색과 가구, 같은 방에 걸린 다른 그림을 함께 보되, 결국 가장 중요한 기준은 프레임이 그 그림을 돋보이게 하느냐다. 이사를 가거나 인테리어를 바꿔도 그림과 액자는 함께 남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방보다 그림에 맞추는 쪽이 오래 후회가 없다.

걸기 전 마지막 점검, 그리고 난방철

액자를 받았다면 뒷면도 한번 살펴보자. 의회도서관은 뒷판으로 무산성 골판지나 폴리에틸렌·폴리프로필렌 골판을 쓰고, 그림을 테이프로 붙이지 말고 일본 화지와 밀 전분풀처럼 나중에 뗄 수 있는 방법으로 고정하라고 권한다. 그림 뒷면에 일반 셀로판테이프가 붙어 있다면 시간이 지나 누런 자국이 남을 수 있으니 액자점에 다시 맡기는 편이 낫다.

걸 자리도 다시 확인한다. 의회도서관은 직사광선과 강한 빛, 벽난로·라디에이터·환기구 가까운 곳, 다락과 지하실처럼 온습도가 크게 변하는 곳을 피하고, 액자를 바닥에 두지 말라고 한다. 10월 말, 이제 곧 난방을 켜는 시기다. 온풍기나 라디에이터 바로 위, 바깥과 맞닿아 결로가 생기기 쉬운 외벽은 피하고 집 안쪽 벽을 고르자. 액자는 한 번 고르면 오래 함께하는 물건이다. 그림을 지키는 것부터 차근차근 정하면 실패할 일이 크게 줄어든다.

참고 자료

대표 이미지 : Interior with Woman at Piano, Strandgade 30 (1901) · Vilhelm Hammershøi · Public Domain · 출처 · 라이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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